정읍의 시간을 맛보다, 추억이 깃든 경양식의 명가 '마리서사'

책을 사랑했던 이들의 아지트였던 서점의 이름, '마리서사'. 정읍 시내에 자리한 '마리서사레스토랑'은 바로 그 추억의 공간이 품고 있던 이름과 감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곳입니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정읍 시민들의 소중한 순간과 함께해온, 이곳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하나의 역사와도 같은 공간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80년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고풍스러운 테이블과 의자,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갓 오픈한 ‘레트로 컨셉’의 식당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세월이 만들어낸 진짜배기 감성을 뿜어냅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님에게는 빛바랜 추억을, 옛 시절의 낭만을 경험하고픈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설렘을 안겨주는 공간입니다.

자리에 앉으면 경양식의 ‘법칙’처럼 따뜻한 크림수프가 먼저 나옵니다. 부드러운 수프로 입맛을 돋우고 나면,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대표 메뉴 ‘돈까스’가 등장합니다. 얇고 바삭하게 튀겨낸 고기 위에 진한 갈색 소스를 흠뻑 부어 나오는 옛날 방식 그대로입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깊은 풍미의 소스는 고소한 돈까스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행복감을 선사합니다.

두툼한 패티의 육즙이 살아있는 ‘함박스테이크’, 고소한 치즈가 듬뿍 올라간 ‘치즈돈까스’ 역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인기 메뉴입니다. 메인 메뉴 옆에 소박하게 곁들여지는 양배추 샐러드와 마카로니, 밥 한 덩이는 경양식의 정겨움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입니다. '마리서사레스토랑'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쉼터 같은 곳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그 시절의 분위기와 낭만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